걸쩍지근하다와 껄쩍지근하다 중에서 올바른 표현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길거리를 걷다가 싸이의 'That That' 이 흘러나와서 듣게 되었는데, '뻑적지근해 껄쩍지근해' 라는 가사가 들리더라고요. 그런데 'That That' 의 공식 가사를 검색해 보면 이 부분은 '뻑적지근해 걸쩍지근해' 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쌍자음이냐 아니냐의 차이인데, 과연 두 표현 중에서 올바른 표현은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껄쩍지근하다' 라는 표현이 표준어는 아니라고 합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 언짢고 불편함을 뜻하는 말인 '꺼림칙하다' 의 전남 지역 방언이라고 해요.
아무래도 방언 표현인 '껄쩍지근하다' 가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다 보니까 이를 표준어로 오해하게 된 것으로 보이네요. 이것이 틀린 표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비표준어이므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꺼림칙하다' 로 바꾸어서 사용하는 편이 좋겠죠?
그렇다면 제가 노래 가사를 검색했을 때 보았던 '걸쩍지근하다' 는 무슨 뜻일까요?
첫 번째 뜻은 '다소 푸짐하고 배부르다' - ex) 걸쩍지근하게 잘 먹는다.
두 번째 뜻은 '말 따위가 다소 거리낌이 없고 푸지다' - ex) 걸쩍지근하게 욕을 한다.
즉, '껄쩍지근하다' 가 의미하는 '꺼림칙하다' 와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걸쩍지근하다는 표준어이고 껄쩍지근하다는 방언 표현이며, 두 단어의 뜻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싸이의 'That That' 에서는 둘 중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하려고 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서 '뻑적지근해 껄쩍지근해' 라고 썼다가 이후에 이것이 방언 표현임을 알고 '걸쩍지근해' 로 표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가사에 방언 표현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대로 둬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걸쩍지근하다와 껄쩍지근하다가 각각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길을 걷다가 들은 노래 가사에서 시작된 호기심으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한글이 이런 게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글에는 사설이 조금 들어갔는데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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