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준비 과정
지난 2023년 8월 13일 일요일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르고 왔습니다. 사실 지난 65회 때 원서 접수를 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번 접수 기간은 네이비즘도 켜 놓고 단단히 준비했죠. 대기 인원이 기본 수천 명이니 여러분도 일찍 일어나셔서 미리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67회 한능검부터 응시료가 심화 27,000원, 기본 22,000원으로 오른다고 하니 이 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원서 접수를 할 때 이왕 하는 거 한 번에 1급을 따겠다는 마음으로 바로 심화 시험을 신청했어요. 그런데 저라는 인간... 원서 접수는 해 놨는데 공부를 시작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베이스가 그렇게 탄탄한 것도 아니었어요. 특히 근현대사 부분은 거의 백지상태였거든요.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시험 일주일 전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벼락치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제는 진짜 안 하면 큰일 난다' 싶은 생각이 들어야 시작하게 되는 타입인가 봐요. 아무튼 저의 경우 책은 에듀윌 한능검 기본서 심화 세트를 구입했고, 강의는 유튜브 에듀윌 한국사능력검정 채널에서 최한나 교수님의 한능검 기본서 심화 핵심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대략 30분 길이의 강의 영상이 58개가 있는데, 먼저 판서로 내용 설명을 쭉 해 주신 후에 책 내용을 토대로 한 번 더 복습을 하면서 밑줄 긋기를 하고, 마지막으로 관련 기출문제를 하나 풀어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설명하실 때 사건의 인과 관계를 중점적으로 알려주셔서 머릿속에 잘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강의 도중에도 복습이 계속 이루어지고, 또 교재에서 단원 하나가 마무리될 때마다 내용과 관련된 기출문제들을 푸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따로 복습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습니다. 중간에 암기와 관련된 꿀팁들은 덤!
저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남은 일주일 중 6일 동안 유튜브 강의를 10개씩 꾸준히 시청했습니다. 시험 전날에는 교재 빈출패턴 Book으로 전체적인 복습을 한 후에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기출문제의 경우 유료 어플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저는 에듀윌 교재에 포함되어 있는 한능검 모의고사 2개를 풀어본 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 기출문제'라는 무료 앱을 다운받아서 틈틈이 휴대폰으로 최근 기출문제를 풀면서 공부했습니다.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한능검은 객관식 선지가 거의 똑같이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푸실 때 답만 체크하고 넘어가기보다 1번 선지부터 5번 선지까지 무엇과 관련 있는 것인지를 꼭 체크하고 넘어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 이렇게만 해 줘도 엄청난 복습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참, 그리고 시험 전에 수험표 사진 등록하는 것 꼭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냥 흰 벽 앞에서 셀카 한 장 찍은 다음에 증명사진 앱을 이용해서 크기(가로 120px, 세로 160px)와 배경을 편집한 후 등록했습니다. 수험표 출력도 해야 하니 여유 있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2.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당일
드디어 시험 당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시험장 주변 지리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복습도 할 겸 입실 시간인 10시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수험표에서 몇 번 고사장인지를 확인하고, 시험장 정문에 붙어 있는 종이를 보고 제 고사장을 찾아가서 입실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아무렇게나 앉으면 되는 줄 알고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았는데, 앉아서 복습을 하고 있으니 '지정된 좌석에 앉지 않으면 부정행위 처리가 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앞쪽에 좌석 별로 수험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는 종이가 한 장 붙어 있었습니다. 일찍 오지 않았더라면 시험도 못 보고 쫓겨날 뻔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여러분도 사전에 부정행위 처리 규정을 한 번씩 읽어보시고 시험장에 가시길 바랍니다.
입실 후 10시가 되면 감독관님께서 문을 닫은 뒤 책상 위를 정리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본인의 수험표와 신분증, 필기구를 제외하고 모두 가방에 넣어 주시면 됩니다. 저는 필기구로 샤프, 지우개,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 테이프를 들고 갔습니다. 특히 휴대폰은 꼭 전원을 끄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요즘 안전 문자, 재난 문자가 많이 오기 때문에 진동이나 경보음이라도 울리게 되면 그 즉시 무효 처리가 됩니다.
이렇게 책상을 정리하고 나면 감독관님이 차례대로 얼굴을 확인하는데, 이때 마스크를 썼을 경우 잠시 내려주시면 됩니다. 이후에 시험지와 답안지를 나눠주시는데, 시험지의 인쇄 상태를 확인하는 시간이 따로 있습니다. 그전에 시험지를 먼저 펼쳐보게 되면 부정행위 규정 1번에 의해 무효 처리가 되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굳이 그렇게 할 정도로 시간이 부족한 시험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서두르실 필요가 없습니다.
10시 20분이 되면 본격적으로 시험이 시작됩니다. 답안지에 이름을 적고 수험번호를 마킹한 뒤 차근차근 문제를 다 풀고, 마킹하는 겸 풀었던 문제를 다시 체크해 보고 나서 답안지를 제출하고 시험장에서 나온 시간이 11시 15분, 시험 종료 약 25분 전이었습니다. 한능검 홈페이지에서 유의사항을 보면 시험 종료 15분 전까지는 퇴실할 수 없다고 나와 있지만, 감독관님께서 시험 시작 전에 그것보다 일찍 조기 퇴실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조기 퇴실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감독관님께서 직접 알려주십니다.
시험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도중에 빨리 가채점을 해보고 싶어서 정답이 언제 뜨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결국 식당에 도착할 때까지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밥을 다 먹고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멀미를 해 가며 가채점을 했습니다. 가채점 결과는 3개를 틀려서 92점! 벼락치기 한 것 치고 점수가 굉장히 잘 나와서 놀랐습니다. 1급 기준인 80점을 충분히 넘겨서 엄마랑 같이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이틀 전인 8월 25일 오전 10시에 결과 발표가 있었죠. 제가 시험 도중에 수정 테이프를 사용했었는데, 혹여나 이것 때문에 가채점 결과와 다르게 나올까 봐 살짝 걱정했지만 다행히 점수는 변함없이 92점이었습니다.
이렇게 뭔가 하나를 이루고 나니까 자신감이 붙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비록 벼락치기로 허겁지겁 공부해서 합격했지만, 여러분은 여유 있게 준비하셔서 안정적으로 시험 보시고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처음 남겨 보는 후기라서 글이 뭔가 엉성한 느낌이네요. 다음 후기는 정돈된 글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66회 1급 벼락치기 합격 후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